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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D의 저장 방식

SSD 가격이 점점 저렴해지면서 예전보다는 화제성은 줄었지만, HDD는 대용량으로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저장매체로 아직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가격대비 저장용량 면에서는 압도적으로 저렴하며, NAS나 외장저장장치를 사용한다면 HDD는 필수입니다.

그런데 최근 데이터 저장을 위해 외장 HDD를 사려는데 한 회사의 3TB 외장 HDD가 많이 팔고있는 다른 4TB보다 비싸게 팔고 있었습니다. 제품이 단종되서 비싸게 팔고 있는 사례야 흔하지만 이 외장 HDD는 아직도 찾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왜 아직도 수요가 있는것인지를 살펴보니 PMR 방식을 장착한 사실상 마지막 외장 HDD라는 것이였습니다. 그래서 ‘PMR이 무엇인가?’ 로 시작해서 HDD의 기록 방식을 분석 했습니다.

 

과거에는 LMR(수평 자기 기록방식, Longitudinal Magnetic Recording)방식의 HDD가 있었습니다. 플래터 표면에 자기 입자들을 수평으로 배열해 데이터를 기록하는 방식으로, 구조가 간단하여 많은 회사들이 제작했지만, 데이터의 밀도가 매우 낮았을 뿐더러 온도변화에 민감한지라 기술이 발전하면서 점차 사라졌습니다.


LMR과 PMR


그러다가 2003년 도시바(Toshiba)는 PMR(Perpendicular Magnetic Recording)이라는 기록방식을 개발했습니다. 이 방식은 자기 입자를 수평으로 배치하는 LMR과 달리 자기 입자를 수직으로 배열하는 방식으로, 이 방식을 통해 같은 공간에 데이터를 더 많이 저장할 수 있게 되었고, 디스크 표면에 노출되는 데이터가 적어서 온도변화에 대한 데이터 손실도 상대적으로 안전한지라 PMR 방식은 LMR을 밀어내고 주류가 됐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PMR 방식에도 한계는 있었습니다. 이 방식으로도 데이터 밀도를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 때문에 개발된 기술이 2013년 씨게이트(Seagate)가 발표한 SMR(기와식 자기 기록방식, Shingled Magnetic Recording)입니다. SMR은 PMR 방식을 그대로 따르면서 데이터 트랙의 일부를 기왓장처럼 겹쳐서 저장합니다. 트랙이 겹치는 공간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PMR 이상으로 데이터 기록밀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SMR의 원리


하지만 SMR은 단점도 상당합니다. 여러 개의 트랙을 묶어서 관리하기 때문에 읽기 동작에서는 큰 문제가 없지만 쓰기 동작에서는 묶은 트랙을 전부 순서대로 다시 써야 하므로 데이터를 수정하거나 쓰기 동작에서 속도가 많이 떨어집니다. 데이터가 겹쳐지는 과정에서 저장된 데이터가 사라지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그리고 SMR 방식이 읽기 헤드가 쓰기 헤드보다 작아도 된다는 데 착안한 기술인지라, 원리를 보면 연속 쓰기에서는 문제가 없고 특정 부위를 지우고 덮어쓰는 데서만 문제가 발생해야 하는데, 복잡하게 덮어쓰기를 하는 대신 큰 램 캐시를 기반으로 뒤쪽 트랙에 연속으로 기록해버리는 편법을 사용했고, 덕분에 벤치마크는 잘 나오게 됐지만 부작용이 있는지 연속으로 쓰기를 계속하면 매우 불규칙한 성능을 보이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건 좀 에반데...

 

SMR이 등장하면서 점차 소비자들이 헷갈려하고 있는데, SMR도 PMR에서 파생된 일종인지라 기존의 PMR방식 명칭을 헷갈리지않도록 기존 방식의 PMR을 CMR(Conventional Magnetic Recording)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SMR이냐 아니냐” 혹은 “CMR이냐 SMR이냐”라고 분류하는게 편합니다.


현 시점에선 사실상 마지막 PMR 외장 HDD인

도시바 CANVIO ADVANCE(3TB제품만 PMR)


최근에는 SSD의 부상으로 단가 문제를 타협하면서 대용량으로 가는 추세라 2.5인치 HDD 제품은 SMR방식을 사용하고 있고, 3.5인치 HDD는 NAS용,서버용,CCTV용 등 특수목적용 HDD에 CMR(=기존 PMR)방식을 사용하고있습니다.

외장 HDD도 PMR(CMR)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도시바 CANVIO 3TB 제품을 제외한 모든 제조사의, 4TB 제품 전부 SMR방식이고, PMR(CMR)방식을 사용하던 1~2TB제품도 점차 SMR로 전환됬습니다.


WD는 은근슬쩍 Red Plus 라는 라인업을 런칭했습니다.


2020년 WD(Western Digital)의 NAS용 HDD인 WD Red 일부 제품(2~6TB)에서 CMR방식과 SMR방식의 제품을 공지 없이 혼용하여 판매하다가 발각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해외 레딧 포럼 등에서 증상으로는 ZFS 파일 시스템에서 RAID 리빌딩을 실패하거나 데이터가 손상되는 문제가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제조사인 WD의 대응이 가관인데, WD는 이 문제를 사과하거나 개선하지 않고, SMR 드라이브를 그대로 Red로 발매하면서 CMR 드라이브를 위한 Red Plus 제품군을 신설하는 양아치짓을 시전했습니다...


이런 사건이 있어서 하드웨어 커뮤니티에서 현재까지 알려진 구별법으로는

  • 3.5인치 하드 중 6테라 이하 모델에서 수 년간 보편적이던 64MB 캐시 대신 256MB 대용량이 탑재된 것

  • Crystal Disk Mark에서 4K QD1T1 랜덤 읽기보다 랜덤 쓰기가 10~20배 정도로 터무니 없이 빠른 것

을 SMR방식 HDD라고 보고있습니다.



 

참조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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